한국 사는 부모가 미국 재산을 증여할 때 주의할 점은
작성자김지아 변호사
지역뉴욕 중앙일보
작성일2019/03/08 12:10 미주판면 15면
문: 재산과 소유자, 수혜자가 여러 나라에 있으면 어떻게 하나.
답: 미국 거주자가 한국에 사는 부모로부터 시가 50만불 규모의 미국 부동산을 증여 받았다. 미국 부동산 기록의 명의만 옮기면 증여가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한국 은행에서 연락이 와서 증여 사실을 보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미국에 있는 재산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만 명의를 옮기면 증여가 끝났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증여세가 없다고 생각하여 필요한 세금 보고를 하지 않았다.
재산과 소유자 그리고 수혜자가 여러 나라에서 존재하거나 거주 할 때 증여와 상속은 더 복잡해진다. 한국에 사는 부모가 미국에 있는 자녀에게 미국 재산 증여를 고려하고 있다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국제 증여.상속은 개인의 많은 상황에 따라 변수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을 권유한다.
한국 국민이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려면 송금하기 전에 은행을 통해 신고를 하게 된다. 또한 일정 시점마다 사후 관리 서류 제출을 해야 하고, 처분(증여) 했을 때에도 3개월 이내에 보고 해야 한다. 한국 국민은 해외 재산에 대해서도 양도.증여.상속의 세금을 낼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증여를 하는 경우에 과세 표준 시가를 기준으로 10~50% 정도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 과세 표준 시가는 정부가 세금을 책정할 때 이용하는 시가로 몇 년 간격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실제 시장 가격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미국에도 증여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미국 국민과 거주자에게만 적용되는 면제 액수가 증여.상속세를 합해 1140만불로 아주 높기 때문에 많은 경우가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범위에 속해 있다. 다만 일년 동안 증여 받는 사람당 1만5000불 이상일 때는 증여한 사실을 IRS 폼 709양식을 통해 보고해야 한다. 외국인이 미국에 있는 재산을 증여하는 경우에는 면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15000불 이상 증여했을 경우 증여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율은 현 시장 가치를 기준으로 100만불 이상일 경우 40%에 달한다. 하지만 709양식에 한국 정부에 낸 증여 세금을 보고하면 금액에 따라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부동산과 같은 유형 자산의 증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외국인이 가진 주식, 채권, 파트너십 같은 자산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과세 되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도 회사의 형태로 소유하여 증여하는 것이 이로울 수도 있다.
사망했을 때 내야 하는 상속세나 복잡한 프로베이트 법원 과정을 피하기 위해 미국 재산에 대해 미리 증여를 생각하는 경우도 많지만 증여를 할 때도 한국, 미국 양쪽에 세금 보고와 납세 의무가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생전에 증여를 하지 않았다면 외국인은 미국 재산에 대해서 6만불 이상부터 상속세를 26%에서 40%까지 내야 한다. 앞서 설명한대로100만불 이상의 재산은 40%에 육박한다. 그래서 미국에 재산이 있는 한국 국민은 미리 증여나 상속을 계획하여 세금의 부담을 줄이고 복잡한 법정 과정을 피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