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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상속법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작성자김지아 변호사
지역뉴욕 중앙일보 작성일2018/01/12 08:36 미주판면 15면
문: 한국과 미국의 상속법은 어떻게 다른가.


답: 국적과 거주지가 다르거나, 하나 이상의 국가에 가족이나 재산이 있는 개인의 경우 상속 계획에 주의를 해야 한다. 국제 상속 계획은 복수의 다른 법률 제도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 어려울 수 있다. 한국에 재산이나 가족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한국 상속법과 미국 상속법 사이의 차이점에 대해 논의해 보겠다. 미국은 주마다 상속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뉴욕주를 대표로 설명하겠다.

◆대륙법(civil law) vs 보통법 또는 영미법(common law)=미국은 다른 영국계 식민지와 같이 보통법의 체계인 반면, 한국은 유럽, 일본, 남미국가 등과 함께 대륙법의 체계를 따르고 있다. 두 체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미국과 같은 보통법 나라에선 판례가 구속력을 가지고 판사의 법 적용과 해석이 중요한 반면 한국과 같은 대륙법 나라에서는 문서화된 법률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에선 법으로 금지되지 않는 한 개인의 계약의 자유가 더 넓고, 법적 구속력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형식적 조건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한국에선 문서화된 법률로 권리와 의무가 보장되기 때문에 문서화 되지 않은 점에 대해선 자유가 좀 더 제한되어 있다. 또한 많은 계약 조항들이 법률에 의해 암시되기 때문에 법적 요구에 일치하지 않는 조항들은 계약의 효력이 없게 된다. 법적 구속력을 가지기 위한 형식적 조건들도 미국에 비해 많은 편이다.

이런 차이점들은 사망시 재산이 어떻게 상속되는 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상속 처분의 자유=미국에선 유언장을 통해 누구에게 얼마를 남기는 가에 대해 개인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유언을 통한 재산 처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상속의 권리가 있는 자가 부족한 증여에 대해서 유류분 반환 청구라는 제도를 통해 법적 상속분을 요구할 수 있다. 상속분이 법률로 정해져 있고 재산의 일부만 개인이 처분할 수 있는 다른 대륙법 나라들에 비해서는 더 융통성이 있는 편이다.

◆유언 집행 기간과 집행인의 역할=미국과 같은 보통법 나라에서는 사망시 모든 재산의 소유권이 집행인에게 넘어가게 된다. 집행인은 재산을 모으고, 세금과 채무 등을 지불한 후 남은 재산을 상속인들에게 넘길 의무가 있다. 이 과정은 법원에서 보통 몇달이 걸릴 수 있다. 상속인들은 법정에서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증여 재산에 대한 소유권이 없다. 한편 한국에서는 사후 재산이 곧바로 상속인들에게 넘어간다. 따라서 집행인은 모든 재산을 찾아내고, 증여 과정을 완료하는 간단한 역할만 한다. 또한 법원도 간단한 절차를 통해 유언장 검증만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내에 상속을 완료할 수 있다.

미국에서 사망인의 빚은 재산의 한도내에서 갚도록 처리되고 상속인들에게 물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상속인들에게 채무를 갚아야 하는 개인적 책임이 있다. 다만, 재산보다 채무가 더 많은 경우, 상속을 포기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상속세 납세 의무=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미국에서는 상속인들이 재산을 받기전에 상속세를 납부하게 된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상속인이 재산을 받은 후 그에 대한 상속세를 직접 내게 된다. 어떤 재산에 어떤 법이 적용되는 가는 거주 국가, 재산의 소재지 등으로 결정된다. 어떤 경우 불분명하거나, 두 법이 같이 적용 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두 나라 법의 차이점을 잘 이해하고, 미리 상속 계획을 세우면 추후 가족들의 수고를 덜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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