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변호사 입니다.
이민국이 발표한 ‘회사 부도나 해고 통보 때 H-1B 소지자 체류신분 변경내용’에 따르면 해고든지 자진 퇴사든지 유예기간(grace period)는 없습니다. H-1B 소지자가 해고 통보를 받았을 때는 스폰서 업체가 해고 당일을 기준으로 이민당국에 해당자에 대한 H-1B 비자 박탈 청원서를 제출하게 되며 청원서 접수일 하루 뒤부터 체류신분이 없어집니다. 즉, 해고 또는 퇴사일이 취업비자 신분이 유효한 마지막 날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기를 H-1B직원이 해고를 당한 이후에 30일 또는 60일의 여유가 있어서 그 사이에 새로운 직장을 구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오해는 아마도 학생 비자 관련 규정이 학업 완료후 60일간의 체류 기간을 주기 때문에, 취업 비자도 유사한 규정이 있으리라 생각해서 발생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민법 규정이란 없고, H-1B 직원은 해고 당하면 즉시 체류 신분이 만료됩니다. 간혹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 있을 때는 심사관의 판단에 따라서 이전 직장의 해고부터 새로운 직장을 구하여 다시 H-1B 신청서 접수까지의 시간 경과를 용인하여 주는 경우가 있으나 그 기준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최근에 노동부는 H-1B 고용주가 직원의 해고 내용을 이민국에 통보 하지 않았다면, 실제로 직원이 더 이상 근무하지 않아도 그 동안의 급여를 주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고용주들 중에서는 직원을 해고하는 즉시 이 사실을 이민국에 통보하여 H-1B 후원을 철회하는 경우들이 많아졌습니다.
만약 옛 고용주의 철회 편지가 이민국에 도착한 다음에 새로운 고용주 이름으로 접수되는 H-1B 신청서가 이민국에 전달된다면, 본인은 불법 체류 기간이 된 후에 서류를 접수한 것으로 간주되어 케이스가 거부될 것입니다.
혹시 옛 고용주가 철회 편지를 보내지 않았고, 시간이 흐른 후에 새 직장을 구해서 새로운 H-1B를 접수한다면, 아마 H-1B 신분으로 근무는 승인이 되지만 미국내에서 체류 신분이 연장이 되는 것은 거부되어서, 미국을 출국하여 해외의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비자를 받아서 입국하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스폰서 회사로부터 해고 후에도 계속 H-1B를 사용하기 위해선 동종 또는 유사 업종과 비슷한 직장으로 새 직장으로 취업해야 합니다. AC21법에 의해 H-1B는 한번 받으면 언제든지 직장, 고용주를 바꿀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습니다.
단, 해고 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새로운 스폰서 회사를 구하고 비자 변경 신청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이 때 이민법 상으로 취업비자에 유예기간을 주어지지 않지만 통상적으로 해고 후 10일 안에 새 직장을 마련해 고용주 변경을 이민국에 통보하면 H-1B가 유지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H-1B 변경 신청 시 유의할 점은 전의 직장에서 받은 월급이 처음 H-1B를 신청했을 때 이민국에 통보한 월급액과 사실상 일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전보다 적은 월급을 신고하면 H-1B 위반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폰서 변경을 위한 비자변경 신청서(I-129)를 이민국에 접수만 하면 접수 당일부터 새 직장에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H-1B 유지가 어렵다면 다른 비자를 발급 받아 미국 내 체류신분 변경을 시도할 수는 있지만 비자 신청이 거절될 수도 있습니다. 비자 중 스폰서 없이 자력으로 받을 수 있는 비자로는 학생비자(F1), 방문비자(B2), 투자비자(E2) 정도입니다.
학생비자나 방문비자로 바꾸는 것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고된 후 학생 비자를 신청했을 때 이민국에서 비자 승인이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체류 신분 유지 수단으로 학생비자를 신청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비자의 경우 학업 의도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비자가 발급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