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유부남 그를 떨쳐버려야 할까요..
지역Virginia
아이디(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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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6/11/2010 12:56:52 AM
아마 이여자 정신나갔다할꺼에요..자기맘도 못잡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제가 한심하죠
하지만 전 촌철살인이 필요해요..마치 제몸에 암덩이가 자라고 있는 기분이네요
삼십년이 넘게 살면서 사랑도.. 일도.. 자신을 돌아보는것도 머하나 제대로 해온게 없는
찌질한 인생같아요
전 중위권대학을 졸업하고 증권회사에서 일하면서 20대를 보냈어요..남자는 여럿 만나봤지만
항상 기대치에 한참 못미치다 생각하면서 만남,헤어짐을 반복했네요..전 제가 굉장히 잘난줄
착각하고 살았거든요..
결국 결혼한 남자는 이혼남에 빈털털이였죠..이남자 저한테 대충 시큰둥했었어요..
하지만 저는 이남자가 제게 내세울것없어서 미안한맘일꺼라고
제가더 안타까워서 결혼하자 매달렸죠.. 연애만 하다 삼십줄에 접어들자 은근 초조한맘도 컸구요
남편은 결혼한지 5개월만에 사장과 타협하기 싫다는 이유로 회사를 때려치더니 5년을 내리놀고있습니다
사장과의 의견차이..누군 직장생활 안한답니까..고객들비위맞추느라 간쓸개 다빼고
끊임없는 사내시험준비로 스트레스받아가며 생활하는 제게 참 당당하더라구요
보다못한 친정엄마가 사무실을 차려줬지만 6개월만에 문닫더구요..한마디로 무능한남자죠
나름 자존심을 다쳤는지 제몸에 손하나 안대네요..아무튼 살맞대고 나눌수있는
즐거움도 예전에 다 포기했어요
친구들사이에서 외모나 경제적인능력이 빠지지않았었는데 졸지에 바닥에 추락한 기분이랄까..
성공에대한 야망도 없이 단지 먹고사려고 다니는게 지긋지긋했어요..
집에서 뒹구는 남편 보란듯이 사표던지고 난 공부하러 간다했죠
미국에 온지 3년됐어요..컬리지에서 원하는 과정 마쳤구요
남편..따라와서 자기도 컬리지 들어가데요..냅뒀어요 그냥..공부를 하던말던..
나름 고액연봉으로 알뜰히 모아놨던 쌈지돈과 퇴직금은 그동안 생활비와 학비로 제로네요
남편이 돈못버는 남자의 타이틀 하나였다면 이렇게 지독하게 외롭진않았을꺼에요
남편은 절 여자로 보지도 사랑하지도않아요..
제가 잡은고기래요...잡은고기에 밥주는거 봤냐면서요..하하..웃음만 나네요..잡은고기라..
밥먹고 학교가고 청소하고 장보고 ..이런 생활이야 하죠..무미건조하게요
너무 주저리주저리 신세타령이죠?
지금부턴데요..ㅡ..ㅡ
이곳에서 제또래의 유부남 A를 만났어요..그사람은 이민을 목적으로 가족보다 먼저 이곳에와서
공부중이었구요
입학시험준비로 다니던 학원에서 친구처럼 지내다가..저희집이 넓은편이고 2층으로 분리 되어
있었기때문에 들어와서 같이 지냈어요..저희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생활했죠..
남편과도 형,동생으로 잘 지내구요..
그렇게 지내다보니 A의 모든점이 끌렸어요..
애초에 시작은 남편에 대한 불만 불신에 대한 발악같은거였겠죠
하지만 여기까지 와버렸어요..
A의 가족은 얼마전 이곳으로 왔어요..그는 결혼을 일찍해서 8살6살 딸이 둘이죠
전 결혼하고 아이를 가질 여건도 안됐었지만 사실 애낳고사는 부부들이 그닥 부러워보인적도 없었어요
그런데 A의 딸들에 대한 사랑이 가슴저리게 부럽더군요
전 가을에 한국으로 돌아가려구요..이민을 생각해보기도했지만
이곳은 언어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되더라도 저한테 여러가지로 안맞는 곳이에요
A에겐 3년동안 뒷바라지해준 부인과 딸들이 있고..그들은 이곳생활에대해 아직 아무것도 모르죠
남편과 아빠만 바라보며 새로운생활을 시작했구요
A는 제게 3년만 기다려달라고 해요..졸업하고 가족들의 생활기반을 잡은후에 한국으로 오겠다구요
전 아마 A를 만나지않았더라도 남편과 오래가지않았을꺼란걸 알아요..제 결혼생활 너무 착잡했잖아요
남편은 이미 A와의 관계를 알고있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혼절차를 밟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A가 정말 가족을 버리고 저한테 올꺼란 기대도 하지않아요.. 물론 그동안은 이렇게 말했어요..
기다릴께..언제든지 니가 준비되면 와..니가가진거 모두 가족들한테 주고 빈털털이로 와도 받아줄께..
지금은 A가 제게 온다는 실낱같은 희망때문에 헤어짐의 두려움을 잊고있지만..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가면 전 시체처럼 살꺼같아요
때로는..A는 가족과 떨어져있는동안 저를 통해 외로움을 달랬고..
저는 남편에대한 불만을 A를 통해 풀지않았나..하는 통속적인 뻔한 불륜스토리로 치부 해보기도해요..
하지만 당사자들은 정말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요..
시간이가서 식어버릴 호르몬장난은 분명히 아니에요
그와 헤어진다면 평생 가슴에 묻고 괴로움속에 살꺼에요..
제3자에게 표면적으로 보이는부분은 용납될수 없겠지만
제가 그와 공유했던 감정들은 분명 사랑이었습니다.
물론 가족을 버리면서까지 사랑을 쫒;을 남자는 희박하겠죠..
A는 오랫동안 고통스럽게 내린 결정이며 저와 함께 남은 생을 함께하겠다고 말하지만
사실 책임감 강하고 성실한 가장 이었던 그가 가족을 버릴만큼 냉정한 사람이라는것도
달갑지 않습니다..우리가 절실한 사랑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가족에대한 죄책감이 평생 따라다닐것도 간과할수없구요
아빠를 잘따르는 아이들을 볼때면..그아이들이 아빠와 떨어지는것도 혹은 엄마와 떨어지는것도
못할짓이라는걸 사무치게 느낍니다..제가 키우게되더라도 전 어떤말로도 어떤행동으로도 용서받을수
없을테죠
그가 돌아갈 자리를 남겨놓기위해서 그의 아내에겐 내색하지 않았습니다..그것도 참 못할짓이죠
제맘도 너무아프구요..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면 그는 울면서 매달립니다..아내에게 돌아가는건 그녀를 더 기만하는것이고
3년을 기다려달라는건 졸업이라도 해야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저와 새출발할 능력이 되기때문이라네요
재산이 많은건 아니지만 모두 아이들을 위해 남겨주기로 했으니까요
A를 포기하고 쉽게잊을수만있다면 아주 깔끔할텐데 ... 참..살수가 없습니다
몇달 몇년이 흐르면 제 결정이 옳았다고 느껴질까요
제가 맘을 접을수있도록 조언 좀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