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우울하고 허무한 저녁...
지역California
아이디(비공개)
조회5,212
공감0
작성일7/13/2010 11:01:47 PM
가족들과 맛있게 저녁을 먹고난후,
아이들은 각자 방으로 가서 놀고 있었고,
아내와 나는 맛있는 과일을 디져트로 먹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가,
박사학위 소지자들은 사실 공부를 잘한 사람들이기 보다는
박사학위가 필요했던 사람들이라는 주장을 아내가 하기 시작했다.
박사학위를 10년전에 받았던 나는,
박사학위가 없는 아내의 푸념이거나
아니면, 냉소이겠거니 별일 없이 받아 넘겼다.
문제는 그다음 이었다.
공부를 잘해서 박사학위를 추구하건
필요해서 추구하건
나는 우리 아이들이 모두 나 처럼 박사학위까지 마치었으면 좋겠다고 아내에게 말했더니
아내는, 아이들 박사학위 마칠때까지 뒷바라지 할 돈은 있냐고 나에게 되 물었다.
나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평소에도 수시로,
40대 후반까지 아직, 집값 모게지를 붇고 있는
나의 경제적 능력을 비꼬면서
놀리기를 즐겼던 아내였고,
오늘 퇴근직후
집에 돌아온 후
저녁을 준비하는 아내가 고마워서
부엌에 가서 가볍게 포옹을 해주었더니
바람피울 상대나 능력이 안되어서
어쩔 수 없이 자기를 위하는 척 해주는 것이라고
냉소를 보냈고,
나는 농담으로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나에게 관심 가질 여자가 길에 널렸다고 받아 쳤더니만
50이 다되가는 마당에 모게지 페이오프도 못끝낸 칠칠치 못한 남자에게
그 어떤 여자가 달라 붙겠냐고 말하였던 터라... 기분이 우울하던 차에
저녁먹고 나서
아이들 고급학위과정 까지 교육을 시키자는 나의 발언에
집 모게지도 못끝내는 마당에, 박사학위까지 밀어줄 능력도 없으면서
말만 번지르게 한다고 또다시 냉소를 보냈었다.
사실 아내는 한국에 수십억대 부동산을 친정측으로부터 유산으로 물려받으바 있다.
나는 별 관심이 없고,
아내말마 따나,
경제적 능력이 뛰어나지 못한 남편으로서
돈문제에 민감한 아내에게
다행히 경제적으로 든든한 친정집이 있다는게 그저 고마울 따름 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들수록
나이가 들 수록
아내는 나의 경제적 능력을 타박하는 정도가 심해진다.
연봉이 13만불에 달하고,
방 4개에 화장실 3개인 이층집에 4인 가족이
오소도손 살아가는 우리집은
비록 집의 모게지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아이들 대학자금을 미리 준비해놓지 않았어도
결혼이후 이젰것 성실히 살아온 되로
계속 살아가면
아이들도 무난히 자라날것 같고
우리들 노후도, 부자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지내 볼만하다는 생각인데...
노후에
유럽이나 일본같은데 자주 여행다닐것을 꿈꾸는
아내는 마음이 적지 않이 불편한것 같다.
아내가 이미 상속받은 재산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노후의 생활이지만,
아내입장에서는
그녀의 재산을 혹시나 함께 즐길지 모르는
나같은 남편이 별로 기분좋게 여겨지지 않는 모양이다.
수십년을 내가 등뼈빠지게 벌어다준것으로 살면서 (나의 본가집의 조그만 재산도 포함하여), 아내 자신의 물려받은 재산은 손하나 되지 않고 모셔놓고 있다고,
막상 더 이상 일할 능력을 상실한 늙어 빠진 남편은 아내인 그녀에게는 거추장 스런 혹되기에 지나지 않아 보이기가 쉬울 것 같아 보인다.
저녁이후 그녀의 행동에 삐져버린
나는 조용히
헬스운동 센터로 차를 몰고가
3시간을 넘게
죽어라 뛰고, 들고, 댕기며 스트레스를 풀면서
생각해보았다.
지금 중학생인 둘째넘만 대학 졸업하면 (앞으로 11년 이후)
조용히 아내로 부터 탈출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갑자기 교통사고로 사망한 남편으로 여기고 그만 나를 놓아 달라" 고...
아마도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 그녀에게 전해진 것으로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인생은 참으로 허무하다...
내가 아주 어렸을때 부모님들이
아주 가끔
"자식들 땜에 산다" 라는 말씀들이
나의 현실이 되어 버렸다.